1차/찬비
[ 찬비 ] 우주는 눈물방울로 되어 있어
IVII
2022. 8.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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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눈물방울로 되어 있어.
네가 운다면 나는 우산을 쓰고 그 눈물을 맞을거야.
KPC 비한, PC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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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얼마나 진실한 사람이었나요?
TV에 나오는 별 거 아닌 문구에도 괜히 눈길이 가고, 기분이 뒤숭숭해지는 하루였습니다.
비단 오늘 하루만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몹시도 슬프고 우울하고, 때때로 참지 못하고 울컥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아마도 꿈….
아니,
비한 때문일 겁니다.
최근 당신은 비한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해 관계가 달라서, 그것에 비롯한 오해로 사소한 다툼이 시작된 채 멀어져 얼굴 한 번 보고 있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회피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을 겁니다.
이해찬:(생각하자 머리가 지끈거린다. 한숨 쉬고 미간을 잡더니 쇼파에 기대곤) ..미치겠네..
말을 꺼낼 길을 찾지 못하고 지내온 시간들이겠죠.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비한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난 뒤부터 꾸는 괴상한 꿈.
그 때문에 아침만 되면 몹시도 울적한 기분으로 깨어나고 맙니다.
당신은…,
지능 판정
이해찬: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봐도 좋습니다.
해볼까요?
이해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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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바다.
현실에 있을 리 없는 색감의 바다에 서 있었습니다.
꿈 속에서는 막연히 무언가를 찾아야 될 것만 같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뭐였을까요?
이러나, 저러나 해도 사람은 잠을 자야합니다.
시간은 늦은 저녁.
당신은 잠들기 전에 무엇을 하나요?
이해찬:(주말, 식사를 때우고 무료하게 tv리모컨을 매만지다 쇼파에 기대어 잠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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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들면 예의 그 꿈입니다.
파스텔 톤의 [바다].
당신의 무릎까지 와 적시는 투명한 바다는 붉은 모래를 안은 채 잔잔한 파도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수많은 별들이 수놓아져 떨어지고, 만들어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군요.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것만 같습니다.
당신은 몇 날 동안을 이렇게.
어디를 걸어도, 어디를 보아도 똑같은 풍경을 보았습니다.
차라리 수심이 깊었다면 수영이라도 해볼텐데 말이에요.
아무 것도 떠다니지 않는 이런 망망대해 속에서 뭘 하라고.
애초에 이 꿈에 무슨 의미가 있긴 할까요?
당신은 이 예쁘기만 한…다소 심심한 공간 속에서 무엇을 하나요?
이해찬:(바다 수면에 손바닥을 대고 쓸어봅니다. 차가웠던가..?)
파도 조차 치지 않는 잔잔한 바다입니다.
온도는 아주 차갑진 않습니다. 적당히 차가운 느낌이에요.
시야 저 멀리까지 가득 채운 바닷물이 아니었다면 호수라고 생각했을 지도 몰라요.
연한 분홍색, 혹은 보라색, 또 어떤 때에는 하늘색 같기도 합니다.
당신의 눈을 홀리는 듯 시시각각 달라지는 색감은 투명하게 제 속을 비추고 있습니다.
정신력 판정이 있습니다.
이해찬:
이질적이고 낯선 풍경.
오히려 그런 풍경이기에 생각이 많아지고, 왜인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꿈을 꾼 날에도 그랬어요.
이 바다가 막연히 그립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무언가를 기다린 것처럼…
무언가를 찾았던 것처럼…
이해찬:(지금 무언갈 찾는다고 하면 짚이는곳은 한 군데 뿐입니다. 하지만 무시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려요)(짜증나는지 머리를 헝클고 신경질 냅니다.) ...몰라! 이런곳에서 뭘 어떡하라고, 그렇게 보고싶으면 불러내기라도 하던가.(자신인지 다른 누군가인지 모를, 이 곳에 자신을 가둔 존재에게 향하는 신경질입니다)
망망대해입니다.
하지만 망망대해에서도 소리는 들려오네요.
작은 변화 하나가 주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듣기 판정
이해찬:
귀엽군
한 번 더 집중해서 들어볼까요
이해찬:
괜찮습니다.
그 소리는... 아무래도 착각이었나봅니다.
파도결이 일렁이는 익숙한 소리만 있을 뿐입니다.
이제 무얼 하나요?
이해찬:(귀가 먹먹한가 싶어 고개를 한번 내젓습니다. 문득 물결에 비친 색들이 하늘에도 있을까 궁금해져 위를 올려다봅니다.)
손을 뻗으면 별이 닿을 것만 같은 광경입니다.
당신의 머리 위에서 떠오른 별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빨갛게 타오르다가, 파랗게 익어가는.
망원경을 대지 않고도 이런 광경이 보이다니, 신기할 뿐입니다.
관찰 판정이 있습니다.
이해찬:
보라색 빛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잔잔히 남아있는 물결과도 같은 의미인가요.
하늘을 눈에 담고 있으면, 그들 중 죽어가는 별들이 눈에 띕니다.
새하얀.
항성의 마지막을 알리는 백색왜성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빛을 냅니다.
제 안에 무언가를 빨아들일 힘조차 내지 못하는 작은 존재는
마지막엔 차가운 결정이 될 것입니다.
부서질까요, 흩어질까요.
서서히 녹아 물방울이 될까요.
가만 그렇게 있다보면...
...
?
무언가가 당신 곁으로 떠내려 옵니다.
손바닥만한 작은 유리병이군요.
안에 둥글게 말린 편지지가 들어있습니다.
꺼내서 읽어보나요?
이해찬:(읽어봅니다. 생뚱맞게 어릴적 쓴 꿈이 들어있진 않겠지, 정도를 상상하면서요)
핸드아웃이 공개 되었습니다.
한 면을 꽉 채웠던 낡은 편지.
그러나 이 이후는 번져 보이지 않습니다.
편지의 뒷면에 뭐라도 있을까요?
이해찬:(생각한것과는 다른 내용. 내 무의식인가? 갸웃거리다가 뒷장으로 돌려봅니다.) ...아무래도 온통 형 생각뿐인가보네.
핸드아웃이 공개 되었습니다.
이해찬:(이질감을 느껴요. 이거 내 꿈 아닌가?) .....흐음. ..(혹시 색이 특이한 이 바다에 담궈보면 숨겨진 글자가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공대생다운 발상 해봅니다)(담궈도 될까요?)
담궈볼 수 있습니다.
담궈본다면...
종이는 종이 답게 물에 흠뻑 젖고 맙니다.
조금씩 울고 흩어지는 종이를 보고 있자면,
문득 떠오르는 게 있어요.
이해찬:하하... 요거 안되네.
어느 날, 인터넷에서 이 비슷한 꿈을 꿨다던 사람들이 있다는 글을 본 것도 같아요.
아마도, 이 꿈은 당신만의 질환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남겨둔 힌트가, 저 편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어떻게 할까요. 이 망망대해 같은 곳을... 조금이라도 걸어볼까요.
이 편지가 나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니까, 다른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죠.
이해찬:(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적셔버렸음에 마음속으로 사과하고 다시 조심스레 유리병에 담아 가지고 갑니다.)(하늘과 바다, 바다, 바다를 살펴보다)...(뚱한 표정 됩니다.)(결국 유리병이 떠내려온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요)
저벅저벅.
당신은 걸어갑니다.
한참을 걸었으나 여전히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하긴, 언제는 이 꿈에 뭐라도 있었나요.
오랜 시간 발을 혹사시켜도 아프지 않다는 점은 좋지만,
이래서야 지루하기만 할 뿐입니다.
차라리 좀 피곤하더라도 일찍 꿈에서 깨는 편이 좋죠.
…오늘은 언제 꿈에서 깨어나는 걸까?
생각할 무렵입니다.
퐁, 퐁….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 흐릿한 무언가가 보입니다.
바위일까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가까이 가볼까요?
이해찬:....!! 저기요, 잠깐만!(혹시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큰 소리로 부르며 다가갑니다.)
형태를 따라 다가갑니다.
걸음마다 선명해지고 올려다 보아야 할 만큼 거대한 크기를 드러낸 그것은 바위가 아닙니다.
거대한 몸을 웅크리고 앉아,
당신의 키보다 큰 머리를 제 팔에 기대어 잠든 사람의 모습입니다.
세상에.
건물만큼 거대한 사람의 모습이라니.
놀랍나요, 혹은 공포스럽나요.
이해찬:잠...깐만요...(어안이 벙벙하다. 이런게 존재할수가 있나? 지루함에 커졌던 목소리가 점점 수그러들고, 휘둥그레 거대한 사람을 바라봅니다.)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하늘을 닮은 흑색의 머리칼.
익숙한 얼굴의 거인은 숨소리가 겨우 들릴 정도로 조용히, 잠에 들어 있습니다.
물에 젖은 손가락 끝에서 물방울이 퐁, 퐁.
구슬의 형태로 떨어져 내립니다.
비한?
당신의 꿈에 등장한 최초의 존재입니다.
이해찬:허어, ....(얼굴을 확인하곤 탄식 비슷한 숨소릴 내뱉습니다.) 나..타나달라고는 했지만,...(깨워야하나? 어떻게? 잠시 머뭇거리며 고민하는 듯 하더니) ...형, 형!(오랜만에 그를 불러봅니다)
비한의 손 끝에는 우산이 걸려 있습니다. 무얼 위한 걸까요.
알 수는 없으나 지금은 비한을 깨우고 싶은 게 먼저겠죠.
아무런 반응 없이 색색 내쉬던 숨소리가 멈춥니다.
당신이 그를 부르는 순간 그의 눈꺼풀에 작은 떨림이 생깁니다.
슬그머니 떠진 두 눈동자가 멍하니 허공을,
그리고 시선을 내려 자신을 부른 작은 존재를 바라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의 입은 붙여놓은 것처럼 굳게 닫혀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빛 하나 들지 않던 그의 눈망울이 일렁거려 여러 색이 반사됩니다.
손 끝에 맺힌 것보다 거대한,
물방울 하나가 맺히더니 빗방울 처럼 툭, 툭 쏟아져갑니다.
…아. 이런, 피하지 않으면 맞을 거예요.
민첩 판정
이해찬:
촤악-,
하고.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온통 따뜻한 눈물에 적셔집니다.
…따뜻해?
아,
수없이 떨어지는 이 눈물방울은 당신의 꿈 속에서 유일한 온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해찬:(몸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고 비한을 바라봅니다.) 형, 왜.. 울고있어?(계속해 떨어지는 눈물들에 팔을 치켜들곤 당신을 향해 묻습니다.) 이해찬, 꿈을 꿔도 무슨 이런...!(열심히 눈물 방울들을 피하며 크게 말해봅니다.) 비한, 형! 울지 마!
비한:(거대한 눈동자는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의 머리보다 거대한 크기의 동공은 어쩌면 행성과 같을지도 모른다. 본인도 아무것도 모르겠는지, 그저 입술만 달싹이며 눈물을 흘려낸다. 당신의 말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멈추지 않는 것인지 멍하니 당신만 마주한다. 눈은 눈물 방울에 의해 수없이 많은 색을 입으며 변화한다. 흐려진 눈동자, 하지만 시선은 당신을 향한다.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당신을 본다. 계속, 계속.)
이해찬:(안 멈추는구나.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문득 당신과의 마지막이였던 만남이 생각나고, 최악이였던 하루가 빠르게 플래시백 된다.) ... ... (이 와중에 우는 얼굴이 예쁘다고 말하면 날 파렴치한 쯤으로 생각하겠지. 삭지 않은 서운함과 분노, 그리고 반가움 속에서 어떤 말을 건네야할지 고르고 고르다가 손으로 우산을 가리킨다.) ...일단, 그것좀 집어줄 수 있어?
비한:(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에게 우산을 내밀어 내어주고, 당신의 앞에 제 커다란 손바닥을 내려놓는다. 올라와 달라는 것처럼. 작은 당신을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어, 라는 걸 당신이 알아주었으면 좋을텐데.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지금의 나는, 당신이 나를 알아주길 하염없이 바랄 뿐이었다. 눈을 한 번 꿈뻑 할 때,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다른 한 손으로 애써 눈물을 닦아보지만 멈추지 않았다. 당신이 젖어버리면 곤란한데.)
이해찬:(평소엔 자신의 시야 아래에 있던 당신의 위압감 있는 움직임에 흠칫 놀랐으나 우산을 받아들고 손을 내미는 모습, 도드라지는 뼈마디 같은것이 크기에 맞지 않게 애처롭게 느껴졌다. 당신이 건네어준 우산을 쓰고 그 위에 올라타기 전 자신의 손을 살며시 포개본다.) ...뭐야, 아무 말도 안 할거면 왜 꿈에 나왔어. 난 할 말이 많은데...
비한:(흠칫 놀란 당신을 보고 시선을 슬금 피한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는, 당신도 나도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었는지 한참을 당신을 보지 않다가 제 손가락에 느껴지는 작은 온기에 불가항력으로 다시 마주하고 만다. 그동안, 이 온기가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말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입술을 달싹이고 뻐금뻐끔, 그리고 곧 고개를 젓는다. 미안하다는 듯 다시금 시선을 돌리고 고개를 숙였을까. 아무 말도 할 수 없음과, 흘러내리는 눈물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나는, 당신의 말을 듣기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
이해찬:왜 그런 얼굴로 울고있는거야. 이건 내 꿈이고 마지막에 본 형은 무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울어버리면 내가 잘못한 것 같아져버리고, ...수지타산이 안 맞잖아. (손바닥이 움직이자 상대적으로 작은 몸이 기운다. 천천히, 색이 바뀌는 눈동자와 그 밑으로 톡톡 떨어지는 눈물을 본다. 평소 그와 나의 삶의 거리를 더욱 벌려버릴까봐 절대 내뱉지 않던 말들이다. 이미 꿈 속이라는 명분을 가져다대 모진 말투로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어투에서 묻어나오는 다정함은 이해찬을 이해찬으로 보이게 한다.) ...진짜 형도 이렇게 울고 있을까?
비한:... ... (당신의 말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거의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었으니. 이것들이 진심이었을까. 허나 그 속에 담긴 다정들은 모두 내가 아는 이해찬이라서 더욱 울컥하는 건지 후두둑 눈물을 쏟아내고 만다. 당신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다만, 현실에서의 나도... 어쩌면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어쩌면 현실에서 참은 것들이 이 꿈에서 터져버린 게 아닐까 하고. 입술을 슬금 깨물었다. 그만, 그만 울고 싶어.)
당신은 하나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진심을 말할 수록 천천히 비한의 몸이 작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와 함께, 아까 본 편지의 내용도 떠오릅니다.
이 공간은 그런 공간이었던 겁니다. 서로의 속을 터놓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이해찬:참...아...참았어.(당신의 입 모양을 보고 추측한 말을 드문드문 내뱉었다. 맞추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하고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참았어? 이 많은 눈물을?
비한:... ... (대답할 수가 없었다. 고개도 끄덕일 수가 없었다. 당신에게 심한 일을 해놓고서 이젠 걱정까지 끼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놀란 표정을 마주본다. 그리고 침묵을 지킨다. 지금은 어쩌면 이 말을 할 수 없는 침묵이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버린다. 나도 참, 당신에게 너무한 사람이지. 이런 사람을 왜 사랑하는 건지 모를 일이었다.)
이해찬:(대답이 없자 당신의 눈을 본다. 분명하게 빛나고 있지만 자신이 그 뜻을 전부 이해하기엔 너무 큰 질량이였다. 그러니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나와 함께 할 마음이 있다는 것 정도. 눈물을 수 없이 떨어뜨리고 있지만 아직 울음을 참고 있는 것 같았다.) 뭐가 그렇게 복잡해, 형. 또 속으로 이상한 생각 하고있지?
-
비한은 서서히 당신의 품에 안길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듭니다.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그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요, 떠오릅니다.
풍선처럼 떠오르는 비한에 의해 당신도 하늘 위를 오릅니다.
바다가 멀어집니다.
바다가 작아집니다,
하늘이 당신의 발 아래가 됩니다.
...
우주가 당신의 곁에 섭니다.
믿을 수 없는 광경 속에서 비한은 여전히 울고 있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슬펐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달래도, 말을 걸어도 그치지 않던 눈물 방울은 비한처럼 공중을 두둥실 떠오릅니다.
투명한 방울들 속에 별들이 맺힙니다.
떨어지지 않는다면 우산은 더 쓸 필요는 없겠네요.
당신의 손에서 우산을 거둬간 비한은
우주에서 스러질 듯한 희미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 하나를 불렀습니다.
비한:해찬아. 나는... ... (입술을 달싹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정작 말을 할 수 있게 되니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되어버려서. 그저 당신의 이름을 부를 뿐이었다.) 해찬아. ... ...
이해찬:(두 사람의 꿈이 정말로 합쳐진 것인지, 아니면 이런 진심까지도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일 뿐인지. 제대로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정신차려보니 당신을 껴안고 있었고, 불확실했던 눈빛에 대한 안도감엔 대답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랑고백이 튀어나왔다.) 형! 사랑해! (와락 끌어안은, 많이 작아졌어도 아직은 큰 당신을 향해 소리쳤다.)
비한:... ... (역시, 나를 웃게 하는 건 이제 당신 뿐이다. 끊없이 흐르는 눈물 사이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당신을 단단히 끌어안았다. 이 품이 그리웠다. 꿈 속일지라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되는 걸까. 사랑고백을 받고만 있으면 안 되겠지. 온전한 진심을 담아, 이 파스텔 우주 속의 항성처럼 반짝 빛날 당신만을 위한 진심. 그러나 당신만 들을 수 있도록 속삭였다.) 나도 사랑해.
비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번져가듯 퍼지는 물방울들은 유성의 축제 같습니다.
두둥실, 떠오르던 물방울이 시야를 가리면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당신 역시 울고 있다는 사실을요.
눈물은 슬픔에 겨워서만 흘리는 것이 아니었군요.
단지 벅차올라서. 이유도 없이,
제 통제를 벗어나 눈물이 나온 거였습니다.
비한은 눈물을 흘리는 당신의 뺨을 쓸어줍니다.
떠오르던 몸은 반 바퀴 회전합니다.
서서히 추락합니다.
외로운 추락은 아닐겁니다.
몸을 기댄 비한은 당신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워주었습니다.
우산 뒷편으로 물방울들이 엉망으로 흩어져 유성우의 무리를 이룹니다.
당신과 그의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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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워진 몸이 땅에 닿는 느낌이 들면 까맣게 변했던 시야가 서서히 밝아집니다.
눈을 뜨면 당신의 침대 위입니다.
깜빡, 깜빡.
맑아진 눈으로 시간을 확인합니다.
시간은 오전 6시.
이르게 깨어났으나 숙면에 든 것처럼 몸이 가볍습니다.
속이 시원하고, 개운하고….
문득, 몸을 일으켜보면 머리맡에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놓여 있습니다.
투명한 유리병 안에 동그란 구슬 같은 것이 보입니다.
당신이 병을 들자, 하얗게 빛나던 구슬은 데굴 구르며 흑색으로 빛납니다.
당신은 투과되는 빛에 기이한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 때, 핸드폰에 전화가 옵니다.
비한이군요.
오랜만의 연락에서 그는 작아진 당신이 나오는 이상한 꿈을 꿨다고 합니다.
이대로 점점 작아져 완전히 사라질까 불안하고, 막막한 기분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는데
서서히 거대해지는 당신을 보니 또 그것이 기뻐서 울었다고.
그 때에는 왜 그렇게 그것이 벅차올랐는지 알 수 없다면서요.
언제 서먹했냐는 듯 대화는 자연스럽고,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전에 비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서로를 발견할 겁니다.
서서히 부푸는 기대가 당신의 속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만나고 싶어.
바보 같은 고민으로 만나지 못한 시간을 메우도록.
지금 당장 만나고 싶어.
날이 좋다면 행운.
하지만 비가 와도 괜찮으니까.
우산을 쓰고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갑시다.
작은 방울, 방울.
하늘 위에서 쏟아지는 투명한 행성들을 흐트려 유성우를 만들어 냅시다.
너를 만나러 가는 지금, 내게 어떤 장애물도 없어.
별똥별을 타고 너에게 갈게.
.
.
.
.
.
END
-


기준치: | 75/37/15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예 해봅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보라색이 수면 위에 비치자 그날 봤던 비한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를 밀치던 자신의 손과, 옅은 향수 냄새와, .. ..)(정신을 차리기 위한 기합인듯 양 볼을 가볍게 때리고) ...! 꿈에서까지 무슨 생각을 하려고!


기준치: | 20/10/4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냅다 허공에 손 하트 합니다!
(윙크도 합니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5/12/5 |
굴림: | 1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거 때문이구나.(멍하니 하늘을 바라봐도 무의식이 보라색 빛을 쫒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우왁..!!(일단 몸 움직여봅니다)






(제 손을 올려, 당신과 나의 눈높이를 맞춘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보고 싶어서. 듣고 싶어서. 작은 바람이 이루어진 것만 같아 기쁨이 커진 탓이었으리라.)

(당신의 볼에 맺힌 눈물자국을 닦아주며 말했다. 자신의 앞에 그를 두고 있음에도 알아보지 못하는건 이성 때문이고 그럼에도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감성 때문이다. 그래, 나는 당신의 눈물을 멎게 할 순 없어도 곁에서 닦아줄 수 있도록 옆에 있고 싶었는데.) ...이렇게 울거면서 왜 그렇게 말했어, 나랑 형이 보낸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물리적으로 그럴수도 없게 된 몸 크기에 한숨이 나왔다. 양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말한다.) ...눈 짓무르겠다. 계속 울고있었어? 내가 꿈 속을 헤메는 몇 일 동안?

(그렇게 생각하던 와중, 당신의 손이 나에게 닿는다. 아, 나는 나는 정말로 이 온기가 그리웠구나. 당신에겐 폭우 같을 눈물을 쏟아내면서 당신의 작은 손에 제 뺨을 비비적거렸다. 이거로도 좋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자그마한 온기지만, 이 온기가 없다면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해버린다.) ... ... (입모양으로, 참았어. 라는 말을 전해보았다. 전해질까.)

(눈가가 짓무르는게 아니라 마음이 짓무르는걸 걱정했어야했나. 떨어지는 눈물들이 몸에 튀었는데 물러서지 않았다. 한 손 가득 채워지는 온기와 그 위로 흐르는 눈물을 보자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다.)...형이 차라리 그 때 울어버렸으면, 아니다. 나라도 확 울어버렸으면 이런 말을 하는게 조금 더 빨랐을까? 형이 우는걸 보니까 내려던 화도 수그러드는걸.(한참을 중얼거리다가 문득 당신을 올려다본다.)
형. 나는 아직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야?

(이대로 한 발짝, 두 발짝 멀어져 당신에게서 사라진다면 아무런 미련 없이 당신도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당신의 걸림돌이 아니었을까. 당신이 안다면, 또 갈라질 만한 생각들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저 멀리, 아래로, 심해로 가라앉는 마음을 다시금 당신이 끄집어 내준다. 부정할 수가 없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나도 당신을 사랑한다. 나, 욕심을 내도 되는 걸까 해찬아. 내가 욕심을 내도 될까.) ... ...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

(당신이 할 법한 생각. 이따금 보이던 자학적인 면모를 떠올리곤 작아지는 당신의 손바닥 위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지금 뭐라고 대답하려고 했던 못 들은걸로 할게. 여기는 꿈 속 이니까. 형은 제대로 말을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여기서 나가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형의 마음을 그대로 얘기할 수 있을 때 까지 물어봐줄테니까.

내가, ... 무서웠나봐. 이래 본 적이 처음이었으니까. 누군가를 제대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게 처음이라 도망가고 싶었었나봐. 이기적이게... 난 네 생각보다 약하고... 내 생각보다도 약했나봐. 무서워서 도망가고, 회피하고... ... 난 너를 사랑하는데도.
어쩌면 내가 너보다 더 아이 같을지도 모르겠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있다 작게 읊조린다.) 미안해. 많이, 미안해.
이런 내가 너를, 사랑해도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