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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현

[ 로현 ] 하나 된 너랑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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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0

 
하나 된 너랑 나
 
kpc 차주현, pc 로먼 캐모마일
 
...
 
...
 
...
 
...
 
...
 
그러니까,
 
지금 상황을 설명해보자면요.
 
로먼, 당신은 테이블 옆 의자에 앉아있고,
 
주현은 식탁 위에 묶여있습니다.
 
주현이 당신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그리 중요한 것 같진 않아요.
 
제일 중요한 건 주현을 어떻게 하면 평생 제 곁에 둘 수 있냐, 이 말입니다.
 
저번에 한 번 주현이 제 품에서 사라진 뒤로, 꽤나 방황했잖아요?
 
물론-
 
당신도 주현을 떠났던 전적이 있지만요.
 
아마도 로먼,
 
당신에겐 주현의 존재가 더욱 큰 것이겠죠?
 
...
 
아아, 그래요.
 
영원히 함께하는 방법,
 
그를 손 안에 품 안에 언제곤 둘 수 있는 방법.
 
그 방법이 있긴 할까요?
 
찾아봐야 할 거 같은데..
 
...
 
일단 이 집을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약점을 잡을 만한 게 나올지도 모르겠지요.
 
KP:[거실] , [주현의 방] , [부엌] 이 보입니다.
어디를 둘러보든 주현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로먼 캐모마일:(제게 말을 거는 것을 무시하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현이의 방으로 향합니다.)
 
KP:... 문이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곳을 봐보면 열쇠같은 게 보이지 않을까요?
 
로먼 캐모마일:(신경질적으로 문고리를 돌리다가 휙 뒤돌아 거실로 향합니다.)
 
KP:한차례 다툼으로 엉망이 된 거실입니다.
큰 창문 사이로 어스름한 바깥에 달빛이 희미하게 비쳐 들어오고 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작은 소파TV러그가 보입니다.
 
로먼 캐모마일:(작은 소파의 팔걸이를 손으로 짚고 유심히 바라봅니다.)
 
KP:둘이서 앉을 수 있는 작은 소파입니다.
적당한 높이에 얼룩이 살짝 져 있습니다.
소파 사이에 이 살짝 찢어져있는 거 같은데,
천을 찢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먼 캐모마일:(천을 잡고 거칠게 뜯어봅니다.)
 
KP:정신력 판정
 
로먼 캐모마일: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천을 찢으면, 봉투가 하나 나옵니다.
봉투를 열어보면, 종이가 한 장 나옵니다.
핸드아웃
 
로먼 캐모마일:(종이를 바라보다가 소파 위에 올려두고는 TV를 살펴봅니다. 켜지려나,)
 
KP:반듯한 65인치 TV입니다.
조금 깨진 것 같지만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원을 켤 수 있을 거 같아요.
 
로먼 캐모마일:(전원을 켜봅니다.)
 
KP:이성 또는 정신력 판정
 
로먼 캐모마일: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진정한 사랑에 관한 드라마가 하나 나옵니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행복을 빌면서 놓아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하나가 되는 것 보다 중요한 건,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걸까요?
 
로먼 캐모마일:(TV에 나오는 드라마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작게 조소를 짓고는 그대로 전원을 꺼버리고 시선을 내려 러그를 살핍니다.)
 
KP:러그가 반듯하게 깔려있습니다. 갈색의 러그에요.
관리를 하지 않은 건지 먼지가 조금 쌓여있습니다.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튀어나온 거 같은데,
살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로먼 캐모마일:(눈을 찌푸리고 주저앉아서 러그를 손으로 천천히 쓸어봅니다.)
 
KP:러그 밑에 작은 상자와 열쇠가 놓여있습니다.
쇠로 만들어진 열쇠는 조금 녹슬었습니다.
작은 상자는 반지를 담아두는 상자 같네요.
 
로먼 캐모마일:(사뭇 불안한 낯으로 작은 상자를 열어봅니다.)
 
KP:상자를 열어보면, 반지가 하나 고스란히 놓여 있습니다.
잠시만,
이 반지...
조금 익숙한 거 같지 않나요?
로먼,
관찰력 판정.
 
로먼 캐모마일: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아,
이 반지는 예전에 주현과 로먼이 사귀었을 때 맞추었던 반지네요.
주현의 피부색과 어울리는 은색에
주현의 손가락에 딱 맞는 크기에..
그런데 왜 주현은 이걸 안 끼고있죠?
... 속에서 묘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로먼 캐모마일:(신경질적으로 상자를 던져버리려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한동안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주머니에 넣습니다.)
(함께 발견한 열쇠를 살펴봅니다.)
 
KP:열쇠는 조금 녹슬었습니다.
방문 열쇠 같은데..
반이 부서져 있네요.
이대로는 문을 열 수 없을 거 같습니다.
... 거실엔 더이상 볼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로먼 캐모마일:(열쇠를 주머니에 넣어두고는 부엌에 있는 주현이에게 다가가 말을 겁니다. 느릿한 동작으로 주머니에서 반지 상자를 꺼내고는 그것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가만 손으로 쓸어보며,)
...이거, 왜 안 끼고 있어 주현아?
 
차주현:... (입술 잘근 짓씹다가 한동안 말이 없다. 겨우 입을 열고 하는 말은,) ... 헤어졌잖아. (단답의 말이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당신에 대한 공포인지-, 뭔지.)
 
로먼 캐모마일:...우리가?(한참이나 반지 상자에 시선을 두고 있다가 천천히 그것을 열어 반지를 꺼내든다. 그것을 네게로 내민다. 손가락에, 아니 너의 입가로 우악스럽게 턱을 잡고 벌려 혀에 가져다 대고는 말한다.) 입술 물어뜯으면 아프다니까, 다시 올때까지 물고있어. 삼키면,(뒷말을 잇지 않고 몸을 일으켜 부엌을 둘러본다.)
 
차주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로 당신이 제게 하는 양을 받아들인다. 가만히, 정신이 들 때까진 당신을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겠지.)
 
...
 
KP:요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주현답게 부엌은 깨끗합니다.
사용하지 않았나보죠.
예전에, 같이 동거를 하기 전.
주현이 자취를 했을 때에 당신이 이곳에 와 가끔 요리를 해줬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무엇을 살펴볼까요?
[냉장고][서랍][식탁]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로먼 캐모마일:(냉장고를 살펴봅니다.)
 
KP:냉장고를 열어보면, 냉장고는 텅 비어있습니다.
인스턴트 옥수수 스프와, 포도 주스 몇 병, 술 몇 병이 들어있습니다.
이 냉장고를 보면, 문득 무슨 생각이 들 거 같은데요.
로먼,
정신력/이성 판정.
 
로먼 캐모마일: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냉장고 안이 지나치게 깨끗합니다.
당신과 헤어진 뒤로 제대로 챙겨먹지도 않았나보죠.
아마, 당신에게 익숙해져있던 탓일까요?
 
로먼 캐모마일:(미간을 찌푸리고 냉장고 안에 시선을 둔 채로 입을 연다.) 이럴거면 왜 헤어지자고 한거야. 응 주현아?(네 이름을 부르며 천천히 너를 돌아본다. 소름끼칠 정도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고요하고 다정한 눈빛으로.)
 
차주현:... (당신이 저를 돌아보자 눈을 피한다. 당신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본능적인 두려움에 몸에 힘이 들어가 밧줄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입 안엔 반지가 있어 무어라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문득 돌아본 당신의 모습을 흔들리는 동공으로 바라본다.)
 
로먼 캐모마일:(애초에 대답을 바란 적도 없었다는 듯이 대답없는 네 모습에도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너를 지나쳐 서랍으로 향한다. 서랍을 열어보며 너에게 넌지시 얘기한다.) 이 안에 뭐가 들어있을 것 같아 주현아?
 
차주현:(당신이 서랍을 열려하자 눈이 커지고는 고개를 젓는다. 마치 안돼 라고 말하는 듯한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억눌린채로 울렸다.)
 
KP:서랍을 열어보려 하면, 무언가 잠긴 듯 잘 열리지 않습니다.
힘으로 열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근력 판정
 
로먼 캐모마일: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활짝 연 서랍 속은 날붙이가 가득합니다.
식칼도 있고, 포크도 들어있습니다.
이런 걸 마구잡이로 넣어두다니,
왜 그런 걸까요?
 
로먼 캐모마일:(손이 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건지 서랍 안을 대충 휘적거려 보다가 식칼을 하다 꺼내들고는 너를 돌아본다.) ...식칼이 들어있네 주현아, 잘 드는 칼이려나?(하고 나직이 말하더니 그대로 제 팔뚝에 살짝 긁어본다.)
 
차주현:(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제발 그러지 말라는 듯, 고여있던 눈물을 뚝뚝 떨군다. 그러면서 고개를 내젓는다. 피가 흐르는 당신의 팔을 잠시간 응시하다 눈을 꾹 감았다.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그, 그만.. 하지마... 제발... 제발...
 
로먼 캐모마일:...상관없잖아. 그렇지? 널 다치게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주현아.(제 팔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내 시선을 떼고 잔잔한 눈으로 너를 빤히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간다. 한번 너에게로 닿은 시선은 물릴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칼을 더욱 깊게 박아넣고는 작게 윽, 하는 소리를 내었다가 이내 식칼을 네 얼굴 옆에 놓아둔다.) 눈 떠.(나직한 명령조는 더이상 다정을 담고 있지 않았다. 네 얼굴 위로 들어올린 팔에서는 하염없이 피가 흘러 네 얼굴 위로 떨어지고 있다.)
 
차주현:(제게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더 눈을 질끈 감는다. 믿지도 않았던 신을 찾게 될 만큼, 고묘한 공포감은 지워지지 않았다. 곧 당신의 목소리 제 얼굴 옆에 무언가가 놓아지는 듯한 소리는 더욱 큰 공포로 다가왔다. ... 이건, 정말로 명령이겠지. 뜨끈한 피가 얼굴에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끔찍해서 인상을 가득 찌푸리게 된다. 한 두 번 숨을 크게 몰아쉬고는 울먹이는 듯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의 얼굴과 피가 흐르는 팔이 보인다. 제발 그만해줘,)
(입술을 꾹 다물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정확히는 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무슨,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데.)
 
로먼 캐모마일:(타인의 공포감이 이렇게도 만족스러웠던 적이 있었나. 그 만족감은 이윽고 온 몸을 가득 채워 짜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칼에 깊게 베인 팔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으나 고통따위 일절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네 얼굴에 떨어지는 피가 네 얼굴을 타고 흘러 머리카락까지 적시고 있는 모습이 가만히 내려다 볼 뿐이다. 제 눈을 바라보는 모습에 진득하게 시선을 마주한 채로 놓아두었던 칼날을 손으로 쥐어 피를 내고는 그대로 네 입가에 가져가 입과 코를 막는다.) 이래도 날 떠나고 싶어 주현아? 그러게, 내가 널 포기했을 때 놓아줬으면 좋았잖아. 나를 붙잡아준 건 너였잖아. 그렇지?
 
차주현:(속으로 욕을 짓씹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의 상태는, 제 말을 들어줄 것 같지도 않아서. 일렁이는 시야가 조금은 감사하게 느껴져버리기도 했다. 그런 당신의 모습을 잠시라도 외면할 수 있었으니. ... 다시 손에 칼날을 쥐는 당신에 반지 때문에 새는 발음으로 겨우, 겨우 소리쳐본다.) 하지마!! (... 당신에겐 고통이 느껴지진 않는 듯 하게 보였지만, 보는 내가 그걸 보는 내가 괴로웠다.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뜨니, 일렁이던 눈물이 흘러내려 당신이 또렷하게 보였다. 제 입가에, 코에 닿는 당신의 손. 비릿하게 느껴지는 혈향. 막히는 숨. 벗어나고 싶어 몸을 비튼다. 그것 마저도 밧줄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한다. 따뜻하게, 또 바로 식어버려 슬슬 굳어가는 피의 감각이 섬찟했다. 가만 거친숨을 훅훅 내뱉는다. 묘하게 혈향 때문에 속이 우글거린다. 당신을 올려다 보는 제 눈빛은 이제 원망을 담았나, 아니면 미안함을 담았나. 두려움은 여전했다.)
(제게 말을 걸면서, 계속 입과 코를 막고 있는 건 내 말따윈 듣지도 않겠다는 거겠지. 그렇게 가만히 당신을 올려다본다.)
 
로먼 캐모마일:(저를 올려다보는 네 눈빛에서는 몰아치는 두려움밖에 읽을 수 없었다. 드디어 내가 제대로 미쳐버리고만건지, 혹은 정말로 네가 날 사랑하지 않게 된건지. 어느쪽이든 상관없었다. 그저 너를 이렇게 내 손아귀 안에 쥐고 네 모든 것을 나의 관할 아래두면 그만이었으니까. 네 동작 하나, 모든 감각들과 심지어는 네 호흡까지, 전부 내가 조절하고 있었다. 쉴틈없이 몰아치는 만족감은 내 호흡마저 떨리게 만들고 피부를 떨리게 만든다. 손에 더욱 힘을 주어 네 숨을 틀어막고 있다가 나직하게 5초를 세고 떨어진다. 네가 딱 기절하지 않을만큼만,)
5, 4, 3, 2, 1.
(그대로 너를 두고 뒤를 돌아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서랍을 살핀다.)
 
차주현:(숨이 막혀 시야가 아득해져간다. 그 속에서 당신이 숫자를 세는 소리가 들려온다. ... 1, 이 세어지고 정말로 정신이 암전되려고 할 때 쯤, 숨통이 확 트여 갑작스레 많은 산소가 들어와 머리가 핑 돈다. 기침이 나오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입 안에 있는 그 반지, 때문에 이를 꽉 깨물고 진정했다.)
(당신이 시야에서 사라져가자 몸에 힘이 탁 풀린다. 식탁 위에 아무 힘 없이 늘어진다.)
 
KP:로먼, 정신력 혹은 이성판정.
 
로먼 캐모마일: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KP:식칼은 날카로운 게,
주현의 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내기 딱 좋은 거 같아요.
...
잠시만,
방금 무슨 생각을 한 거죠?
방금
 
KP:재미,
아니 끔찍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요 로먼?
...
치워본다면 작은 열쇠조각이 하나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신의 주머니에 있는 그 열쇠 조각 둘이 서로 맞물려 방 열쇠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로먼 캐모마일:(가만히 열쇠를 꺼내들고 제 주머니에 들어있는 열쇠조각과 맞물려본다. 손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 기어코 열쇠를 적시고 있다.)
 
KP:... 조각이 딱 알맞게 맞물렸습니다. ... 이제 어디로 가나요? 주현이 있는 식탁? 아니면 주현의 방?
 
로먼 캐모마일:(열쇠가 맞물리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너를 지나쳐 방으로 향한다.)
 
...
 
그렇게 맞물려진 열쇠로 문을 열면,
 
주현이 외칩니다.
 
차주현:들어가지마, 제발... 안 돼! 안된다고...
 
하지만 방법을 찾아야 하잖아요.
 
주현의 말을 무시한 채 문을 열고...
 
들어가본다면, 나무 재질의 가구들이 정렬되어 있습니다.
 
KP:[침대][책상][책장] 이 보입니다.
 
로먼 캐모마일:(천천히 침대로 다가가 시트를 손으로 쓸어본다. 여전히 멎지 않은 피가 시트에 스며들어 빨갛게 물든다.)
 
KP:폭신한 침대입니다.
이부자리가 제대로 정돈되지 않았어요.
가까이 간다면 주현의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이젠 당신의 혈향이 맴돌겠지만요.
그렇게 침대를 살피다보면,
침대 아래쪽 소리가 들려옵니다.
 
KP:당신을 그리 애타게 부르는, 그런 목소리가.
... 살펴보나요?
 
로먼 캐모마일:(기꺼이 상체를 숙여 침대 아래를 살핀다.)
 
KP:침대 밑은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그것은 당신을 유혹하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해오기 시작합니다.
 
"뭘 고민해? 뭘 고민하는 거야,
 
그대로 그 녀석을 입에 욱여넣으면 되잖아.
 
그렇다면 네 것이 되는 건 순식간이라고,
 
영원히 함께가 될 수 있잖아.
 
이걸로 충분할 거 아냐?
 
어서 실행해.
 
당장 실행해."
 
...
 
KP:로먼, 지능 판정.
 
로먼 캐모마일: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래요, 맞습니다.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주현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꽤나 쉬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엌의 날붙이가 생각나는데요.
 
...
 
KP:다른 곳을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로먼 캐모마일:(잠시 가만히 있는가 싶더니 몸을 일으켜 책장을 살펴보러 간다.)
 
KP:책장입니다. 눈에 띄는 건 없습니다.
미용 관련 서적, 자료가 들어있는 A4 파일..
그 중 특별히 눈에 띄는 건 두 가지 책입니다.
[사람의 정신을 갉아먹는 자][사랑을 취하는 법]
...
무슨 책을 읽어볼까요?
 
로먼 캐모마일:(사람의 정신을 갉아먹는 자, 라는 책을 꺼내들어 펼처본다.)
 
KP:핸드아웃
 
로먼 캐모마일:(잠시 책을 응시하다가 나머지 책도 꺼내들어 펼쳐본다.)
 
KP:핸드아웃.
로먼, 이성/정신력 판정.
 
로먼 캐모마일: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것은 미련을 버리고 행복을 빌어주는 것.
 
..결국 이게 답인 걸까요?
 
로먼 캐모마일:(입꼬리를 뒤틀어 조소를 짓고는 책을 그대로 바닥에 던져두고 책상을 살핀다.)
 
KP:책상은 지저분합니다.
필기구가 너저분하게 어질러져있어요.
펜 하나의 끝은 피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일기장 하나 뿐입니다.
... 펼쳐보나요?
 
로먼 캐모마일:(잠시 멈칫했다가 일기장을 펼쳐본다.)
 
KP:주현의 필체로 펜을 꾹꾹 눌러쓴듯한 글이 적혀있습니다.
하나하나 읽어본다면,
핸드아웃
...
30일은,
오늘 날짜가 아니던가요?
 
KP:오늘 날짜를 끝으로 일기는 더 이상 적혀있지 않습니다.
끊겨져 있네요.
 
...
 
주현이 있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 발걸음은 꽤 급한 것 같았습니다.
 
하나 둘,
 
빠르게 옮기면 한껏 겁을 먹은 주현이 당신을 쳐다본 채
 
당신의 눈을 바라봅니다.
 
...
 
주현은 읊조립니다.
 
차주현:괘, 괜찮아.. 괜찮을 거니까……
가까이, 와줄래?
 
...
 
로먼, 주현에게 다가가나요?
 
로먼 캐모마일:(기꺼이 네게로 다가간다.)
 
...
 
당신이 그에게 다가가면,
 
주현은 당신의 귓가에 들리도록 작게 읊조립니다.
 
차주현:.......이제 그 정신 속에서 깨어나리라, 진실을 마주하리..
 
...
 
...
 
...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이상해요,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 모릅니다.
 
한 쪽에선 주현을 취하라고 종용하고,
 
한 쪽에선 그를 놓아주라고 이야기합니다.
 
남은 것은
 
오로지 당신의 선택입니다.
 
...
 
자,
 
어떡할래요?
 
주현의 부드러운 살결을 입 속으로 집어넣고 싶나요?
 
...
 
아니면..
 
주현을 놓아줄 수도 있고,
 
아니면 온전히 제 품에 넣을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을 택하고 싶나요?
 
...
 
차주현:(당신을 여전히 흔들리는 눈으로 빤히 바라본다.)
 
로먼 캐모마일:(멍하니 너를 바라본다. 흔들리는 눈빛은 여전히 두려움을 담고 있었나. 휘몰아치는 두 개의 감정이 저를 괴롭게할 뿐이다. 상처가 난 손보다, 팔뚝보다 훨씬. 천천히 너에게로 다가가 식탁에 손을 짚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나직이 묻는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주현아, 그러게 왜 나를 떠나갔어.(다시 들어올려 마주한 시선은 어느새 너보다 더욱 떨리고 있었다. 상처난 손을 내어 네 입 안에 밀어넣고 혀를 꾸욱 눌렀다가 반지를 잡아 빼내어주고는 답을 종용한다.)
 
차주현:(당신의 떨리는 시선에 심장이 흔들리는 듯 했다. ... 우리는 항상 이랬었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면서도 불안해했고 걱정했어. ... 당신에게 무어라, 제 진심을 전할 상황이 될까 싶었다. 이미 당신은 흔들리고 있을텐데. 내 말을 들어줄까. ... 곧 자유로워진 입에, 그리고 당신의 물음에 입술을 달싹인다.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저 나온 말은,) ... 미안해. ... 어찌보면, 내 잘못... 이기도 해. 지금 네가 괴로운게. (입술을 꾹 깨물었다.) 내가, 내가 미안해. ... 그러니까. ... 날 놓지 말아줘. 내가 잘못했어. (그리 말하는 눈은 일렁임을 담고 있었다.)
 
로먼 캐모마일:(결국 그렇게 말할 거였다면 왜 저를 떠나갔었는지. 드는 생각은, 하고 싶은 말은 온통 너를 탓하는 것뿐이라 무엇하나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고민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이미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는 서로에게 잠식되어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렁텅이 속으로 추락한 지 오래인데. 네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몸을 일으켜 주고는 식탁에 놓여있던 식칼을 집어 든다. 네 뒤로 돌아가 묶여있던 밧줄을 칼로 잘라내어 준다. 자국이 남은 손목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고는 그 손에 식칼을 들려주었다. 다시 네 앞으로 돌아와 말한다.) ...나는 지금 완벽하게 무방비한 상태야 주현아, 원한다면 밧줄로 나를 묶어도 좋아. 다만 한 가지 해줘야 할 게 있어.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사랑한다면 그 식칼로 나를 찔러 주현아. 마음껏 베어내고 썰어서 잔뜩 피를 내. 내가 떠나지 않길 바란다면 그렇게 해! 널 놓지 않길 바라? 그럼 네 손으로 나를 괴롭게 해야 할 거야! 그래야 넌 죄책감과 죄악감 속에 잠겨 다시 나를 떠날 수 없게 되겠지. 어서, 어서 나를 그 식칼로 베어.
(흔들리던 눈동자는 어느새 올곧게 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득하게, 어쩌면 숨이 막히도록 집요하게. 네 앞에 서서 팔을 벌리고 웃음을 터뜨리며 소리를 쳤다. 나를 베어, 마음껏 베어내고 썰어서 네것으로 만들어 어서,)
 

차주현:(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 당신이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당신에게 갈 걸. 벗어나지 말 걸. 귀속되어, 족쇄를 차더라도 당신의 곁에 있을 걸, 이라는 후회들이 머릿 속에서 맴돈다. 며칠, 며칠만 더 지났으면, 그 후엔 당신에게 가 미안하다고 할 셈이었다. 그게, 당신을 이렇게 만들 줄은... .... 제 손에 식칼이 들려진다.) 잠, 잠시만... (당신, 당신을 바라보고는 달달 떨리는 손으로 식칼과 당신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제발, 이러지 마. ... 당신의 의중을, 조금은 알아버렸기에. 당신이 어떤 말을 내뱉을 지 예상을 해버려서. ... 눈이 흔들린다. 울컥, 울컥 눈물이 흐른다.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어.) 제발...... 그렇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난 이미... (상황 속에 너무나도 흔들려 제대로 된 말을 내뱉지 못한다. 그저 엉망이 된 꼴로 당신을 바라볼 뿐이다.) 이미, 너에게 돌아갈 생각이었단... 말이야... (작게 속삭였다. 실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흐느끼는 목소리가 울린다.) 이러지 마... 로먼, 제발... 응? 내가... 내가 너한테 상처내는 거, 못하는 거 알잖아... (당신을 바라보았다. 눈물은 여전했다. 웃음을 터뜨리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이건, 이건 정말 미쳤어. 안 돼. ... 그렇지만...)

...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뚝뚝 떨군다. 불안정하게 잡고있는 식칼이 흔들린다. 넌, 정말로... 자비가 없는 사람이지. 네가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는다면, 이대로 끝일 걸 알아. 아니까... 이대로 끝내기엔, 네가 내 제대로 된 속을 알지 못하니까. 이렇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어.) 미안해... 미안해...
(한없이 약해져 흔들린다. 살짝씩, 휘청이며 당신에게 다가간다. 날선 칼 끝이, 그 칼이 공포스럽다. 눈을 꾹 감고는 제 앞에 있을 당신을 향해 긋는다. 눈물이 계속 흐른다. 끊임없이.) 사랑해... 정말, 정말로... 사랑하니까... 날, 놓지마... (당신의 앞에 주저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인다.)
(공포심에, 아직까지도 선명한 칼의 감각에 손이 떨린다. 역겨움에, 공포심에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무언가에 미친 사람처럼 눈을 뜨곤 눈물만을 쏟으며 머리를 부여잡는다.) 놓지마... 놓지말아줘... ... 안아줘, 응?
 
로먼 캐모마일:(네가 애원하는 말에도 대답 없이 그저 팔을 벌리고 너를 빤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언뜻 표정이 엿보였던가? 너에 대한 집착, 갈망, 독점욕. ...그리고 사랑? 이런 것도 사랑으로 치부할 수 있다면 말이다. 흐느끼며 속삭이는 말을 듣는다. 나한테 상처를 내지 못한다고. 아니 너는 해야 할 거야 주현아, 하게 될 거야 분명. 너는 나를 사랑하니까. 그렇지? 네가 영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너에게로 두어 걸음 다가가며 입을 연다.) 나에게 돌아올 생각이었다고 주현아, 내가 그걸 어떻게 믿어? 너는 이미 나를 떠났는데, 그렇게 사랑한다고 속삭여놓고 나를 떠나갔는데! 그러니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행동으로 증명해야지. 안 그래? 어서 나를 베어, 마음껏 베어내라니까!!(나직하게 내뱉던 말은 어느새 외침으로 변해있었다. 간절하게 너를 갈망하는 소리, 너를 향한 끔찍한 종용, 혹은 명령. 그제야 너는 내게로 다가온다. 입꼬리를 끌어올려 얼굴 가득 기꺼운 웃음을 짓고는 너에게 자신을 내어준다. 복부에 칼이 닿는 섬찟한 감각. 고통이 느껴지진 않았으나 따뜻한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온몸을 휘감는 만족감이 그제야 차오른다. 흐르는 피를 지혈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네 턱을 우악스럽게 잡아 저에게로 들어 올려 입을 맞춘다. 아니, 입술을 짓씹고 혀를 물어뜯는다. 이제 네 손에는 그 감각이 남아 너를 평생 옥죄어오겠지. 죄악감과 죄책감에 미쳐 나를 떠날 수 없게 되겠지. 바닥에 떨어지는 피가 흥건하게 고인다. 너무 많은 피를 흘려 눈 앞이 빙글 돌자 그대로 너에게 엎어진다. 간신히 너를 품에 안고, 아득해져 가는 정신으로 중얼거리며 말을 잇는다.) 사랑해 주현아, 내가 너를 놓을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너를 놓을 것 같아? 아니, 너는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해. 나를 한 번만 더 떠나간다면 너를 잘게 찢어 전부 삼켜버릴 거야. 네가 고통에 찬 소리로 울부짖어도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거야. 사랑해 주현아, 사랑해. 너는 절대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해.
(이윽고 정신이 점멸한다. 그 끝에 보인 네 표정은 어떠하였나.)
 
차주현:(그렇게, 가만히 당신을 기다렸다. 무언가라도 해주길 바랐다. 나를, 안아주든지, 버리든지, 아니면 욕을 하든지, 내치든지. 그 무언가라도. ... 곧, 저릿한 아픔이 온다. 정신 없이 당신이 하는 대로, 뭐든지 받아주겠다는 것 마냥. 제 입술이 짓씹히고, 혀가 물어 뜯겨도, 당신과 닿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 안심이 되어서. 살짝 미소를 머금었나? ... 이젠, 당신이 바라는대로. 또 내가 바라는대로 서로를 옥죄면서 귀속되는 거야. ... 뜨거운 피,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당신의 온기가 나에게 휩쓸린다.) ... 날, 집어 삼켜. 네 마음대로. 네가 하고 싶은대로. 전부, 받아낼테니까. ... 사랑해. (당신이 정신을 잃어가며, 보인 나의 표정은 아마 희열에 찬 미소가 아니었을까.)
 
...
 
...
 
...
 
...
 
...
 
그래요, 절대로 놓아줄 수는 없어요.
 
이토록, 사랑스러운 당신을 놓칠 수는 없죠.
 
피를 뒤집어 쓰고 괴로워하는, 당신의 앞의 그 사랑스러운 사람.
 
희열에 가득차, 그를 껴안습니다.
 
그의 온기, 울렁거리는 뜨거운 혈의 온기가 느껴지고,
 
우리는 그 속으로 잠겨갑니다.
 
...
 
점멸하는 의식 속,
 
당신은 이렇게 느낄테죠.
 
너무나도 따뜻해서, 절대로 놓고 싶지 않아.
 
영원히 내 안에, 내 품에 넣고 그대로. 이렇게...
 
당신에게 안겨있는 주현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거 같아요.
 
아니,
 
그건 당신과 같은 희열이었나요?
 
곧, 그는 당신을 꽉 껴안습니다.
 
다시는 빠져나갈 수 없어요,
 
로먼, 당신도,
 
주현도.
 
우리 영원히 함께 하도록 해요.
 
영원히 우리의 온기 속에 잠식 되어가는 거예요.
 
사랑해요, 영원히.
 
엔딩 ?. 너와 내 행복을 위해서
 
차주현 생환? / 로먼 캐모마일 생환?
 
주현은 로먼과 영원히 함께 지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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